좋아하는것/책
구름의 출처(서울을 떠나지 않는 까닭)
오잉?!
2020. 4. 12. 19:28
우리는 제 속의 어린이의 유언을 받들 듯, 지레 미래가 버거운 제스처로
서로의 만만한 풋내에 코를 묻고 야린 보풀을 만지작거리며,
또 그런 상태로 지금까지다.
그렇게 여기가 아닌 저기의 여러 마음과 하도 사귀다 보니, 내가 살았던 시간도 그만큼 쪼개져,
내 나이는 어쩔 땐
그 쪼개진 기억만큼 곱해진 것 같고,
어쩔 땐 쪼개진 만큼 나눠진 것 같아,
나는 늘 지금의 나만 소외시키고
너무 어리거나 낡아버려,
그만 마음이란 게 번거로워 오려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주민에게 가까울수록 내 마음 한 조각이 가윗날처럼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