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 아저씨-마정건
배고파도 좋으니 퇴사해서 내 일을 하겠다, 어쩐다, 다 좋다. 하지만 적게 벌고 적게 쓸 그 용기를 나이 먹어서까지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 것인지도 우린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봐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거의 다 변한다. 정말이다. 부양가족까지 딸려 있다면 최저생활비 자체도 만만치 않은 규모임을 알고 크게 절망하게 된다. 우린 나약한 인간이기에 녹록치 않은 현실들이 우리의 호기와 희망을 꺾어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초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유롭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분명히 우리 주변에는 자유로운 영혼이 있고, 그들에겐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 그들의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갈채를 보낸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사람 전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극히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스스로에게 반드시 그리고 심각하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극히 일부에 들어가는 사람인가?
잘 모르겠다면 당신은 아니다. 그러니 모험에 투신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다만 자신에게 이렇게 용기를 주어야 한다. 지금 직장이 맘에 안 들고 힘들지 모르지만 어떤 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며, 오히려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으니 낙담은 아직 이르다며.
어쨋거나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어른들이 힘들게 살아야 할 젊은이들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건 편파적이고 이기적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평등해지고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면 출산율은 그냥 놔둬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