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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것/시-산문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김이강

by 오잉?! 2020. 8. 21.

.

 

 

 

 

 

바람 부는 날에 우리는

 

바람 부는 날에 알게 되었다

슬픔에 묶여 있는 사람들의 느린 걸음걸이에 대하여

 

고요한 소용돌이에 대하여

줄을 풀고 떠나가는

때 이른 조난신호에 대하여

삐걱삐걱 날아가는 기러기들에 대하여

아마도 만날 것 같은

기분뿐인 기분

아마도 바위 같은

예감뿐인 예감

 

어디선가 투하되고 있는 이것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구부려도 펴도 나아지지 않는.

 

 

 

 

 

 

 

안녕, 돌멩이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서로 말이 없구나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모두 공개되지 않았어

 

그러니 안심하렴

 

우린 계속 말이 없어도 된단다

 

안녕 돌멩이

안녕 안녕?

안녕? 돌멩이

 

우린 모두 가마니를 뒤집어쓰고

가만히 앉아 있구나

 

안녕? 돌멩이

내 이름은 애벌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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