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것/시-산문20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 반칠환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2020. 6. 7. 조용한 날 - 나태주 나는 네가 좋은데 너도 내가 좋으냐! 하늘 구름에게 말해보고 화분의 꽃들에게도 물어본다. 2020. 6. 7.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 나태주 전화 걸면 날마다 어디 있냐고 무엇하냐고 누구와 있냐고 또 별일 없냐고 밥은 거르지 않았는지 잠은 설치지 않았는지 묻고 또 묻는다 하기는 아침에 일어나 햇빛이 부신 걸로 보아 밤사이 별일 없긴 없었는가 보다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이제 지구 전체가 그대 몸이고 맘이다. 2020. 6. 7. 혼자서 - 나태주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2020. 6. 7. 이전 1 2 3 4 5 다음